2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제13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다.

'대통령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에서 '10차 태극기 집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수호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멸공의 횃불' 등 군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헌재는 탄핵을 기각하라", "박근혜 대통령 만세" 등을 외쳤다.

호국불교 대법회 승려 1000여명이 참여한 행사로 막을 올린 이날 집회에서 성호스님은 "우리 태극기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낼 것"이라며 "최순실도 평등권이 있는 인간이다. 특검을 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스님은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고 적힌 방패모양 손팻말을 들고 "빨갱이도 무죄를 받는다"며 "최순실도 사람이고 평등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후 3시경 시작한 1부 집회에서는 2014년 6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자진사퇴한 문창극(68)씨가 발언했다.

문 씨는 "어둠의 세력이 날뛰고 있다. 망국의 세력들이 활개치고 있다"며 "국회가 뇌물죄로 대통령을 탄핵하려 한다. 어둠의 세력들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했다.

집회에서 발언자들은 이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도 집회에 참석해 "김기춘, 조윤선이 구속됐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정말 블랙리스트가 있다면 국비를 지원하겠나. 그런 단체에게 국비를 지원하는 게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재용은 드디어 영장이 기각됐다. 특검이 해도 너무한다"며 "우리나라 GDP 20%를 담당하는 기업 총수를 지나가는 개처럼 불러서 이럴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태 의원은 이어 "좌파들이 조 판사 신상을 터니까 이번 판사는 겁이 나서 조윤선과 김기춘을 구속했다"면서 "세계적 기업 삼성을 마구 구속하려고 안달이 났는데, 경제보다 정의가 중요하다는데 웃긴 놈들"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특검이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실행자'인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특검이 김기춘,조윤선도 영장청구했다"며 "특검법엔 최순실관련만 수사대상이고, 최순실이 블랙리스트와 관련있다는 근거가 없다.
이런 식이라면 태극기집회도 최순실 돈풀렸다고 구속할 판이다. 이재용 기각에 이어 또 낭보가 기대된다"며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자 김 의원은 "김기춘,조윤선 구속. 사법부 치욕의 날"이라며 "이재용 기각이후 담당법관에 대한 좌파들의 신상털기를 의식한듯. 특검의 수사권 일탈문제도 슬그머니 넘어갔다. 한건은 기각 한건은 발부, 법원이 나보다 더 정치적이다"라 비난했다.

이들은 6시30분경부터 7시30분까지 약 1시간 대한문 앞에서 2부 집회를 진행했다.

2부 집회에서 변희재(43) 전 미디어워치 대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당연히 해야 할 태블릿피시 보도에 대한 심의를 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말로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심의위원회 면담 때 손석희 사장에 대한 중징계가 없으면 텐트치고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변희재씨는 "손석희가 뉴스에서 한 번만 더 태블린PC 조작 얘기하면 소송을 하겠다고 했으나 내가 이번주에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아직 소송은 커녕 항의전화 한 번 없다"면서 "이는 조작이 맞기 때문이다. 오는 수요일 손석희를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눈 속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계엄령뿐! 군대여 일어나라', '촛불은 인민 태극기는 국민' 등이 적힌 팻말을 소지한 이들도 있었다.

탄기국은 집회를 설날인 28일에는 쉬고, 2월4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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