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와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동성씨(37)씨가 '연인관계'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동성씨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동성씨는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제 밤 실검에 오르락 내리락 잘살고 있는데...그냥 카더라 식으로 막 나불대는구나"라며 "진심 내 맘이아프고 내가족들이 받을 상처에 미안한 마음뿐이네"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전날인 17일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선수 이규혁(39)씨가 장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최순실 씨에 대한 3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면서 자신과 장시호씨가 '연인관계 였다'고 주장한 이후 수많은 언론과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에 대한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17일 열린 장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최순실 씨에 대한 3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규혁씨는 "영재센터의 실제 운영을 누가 담당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장 씨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규혁씨는 이어 "장 씨가 뽑은 영재센터 사무국 직원 김 모 씨가 센터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장 씨에게 다 보고했다"며 "영재센터의 자금집행도 김 씨가 담당해 장 씨의 결재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또 자신은 자금 집행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본인이 당시 전무이사였는데도 자금집행 관련 결재를 하지 않았느냐"는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통장도 본 적이 없고 전체적으로 내부적인 일은 장 씨가 다 운영했다"고 밝혔다.

반면, 장 씨 측은 장 씨 혼자서 영재센터를 운영한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장 씨 측 변호인은 '영재센터 업무 관련해서 장 씨와 매일 통화하지 않았냐?'라고 묻자, 이 씨는 "자주 통화했다"고 답했다.

이어 장 씨 측 변호인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장 씨와 이 씨 사이에 통화한 내역은 천 건이 넘고 카톡은 셀 수 도 없다”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씨가 장 씨에게 요청해 이 씨의 동생인 피겨스케이팅 코치 이규현 씨가 지도하는 아이들을 후원해주라고 지시한 적 없냐”며 이 씨가 영제센터 운영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질문을 이어갔다.

이규혁씨는 특히 "장씨와 김씨의 관계로 시작돼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씨는 "장씨와 김씨는 (2015년에) 남녀 관계로 만난다고 들었는데 김씨가 동계스포츠 쪽 일하는 사람이라 (영재센터) 아이디어를 냈다고 생각했다"며 "2015년 3~4월 둘의 관계가 좋을 때 (영재센터를) 설립하려고 계획을 짜고 연락이 왔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둘이 헤어지면서 관계가 안 좋아져 빙상 관련 도움을 중학교 선배인 내게 요청한 것 같다"며 "2015년 7월 영재센터설립 무렵부터 재능기부 형식으로 전무이사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빙상·스키선수들도 (영재센터에) 참여한다고 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된 상태였다"며 "어린선수들에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라 봉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영재센터 아이디어를 김씨가 낸 게 맞느냐"고 묻자 이씨는 "장씨가 이런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빙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김씨와의 (연인) 관계가 있어 많은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검찰이 "김씨가 자신이 영재센터를 운영하려는데 장씨가 도와준 것인지 추진 주체가 누구였다고 들었느냐"고 재차 묻자 이씨는 "장씨가 계획을 해서 연락이 와서 누가 먼저 이야기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영재센터 아이디어를 누가 냈는지는 들어본 적 없고 김씨의 아이디어를 장씨가 빌려 쓴 것인지도 모른다"며 "장씨와 김씨가 서로 잘 알아서 그런 (아이디어 차용 등)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씨 측 변호인이 "김씨와 헤어졌으면 장씨가 (영재센터를)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준비를 다 해놨는데 (김씨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곤란해졌다면서 (내게) 도와달라고 했다. 올림픽 직전이라 관심이 많았다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한편 장씨와 최씨,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첫 공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도와달라고 (김 전 차관에게) 부탁했을 뿐 장씨와 공모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난 재판 이후 장 씨가 특검에 최 씨 소유로 파악된 제2의 태블릿 PC를 제출하면서 관계가 틀어진 두사람은 이날 상반된 표정을 보였다.

장 씨는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을 보이며 검찰 관계자에게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최 씨는 고개를 숙인채 굳은 표정으로 장 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최순실씨 변호인은 "장씨와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씨가 '은퇴한 선수들이 재능을 기부하고 동계스포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를 알려 이에 공감한 최씨가 설립 과정에서 조언하고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측 변호인은 이어 "김 전 차관에게 운영에 관해 기업 후원을 알아봐 달라고 말한 적은 있지만, 특정 기업을 지목하거나 의무에 없는 일을 행하게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장씨가 영재센터 정관 변경 당시 회의록을 조작, 사무국이 법인 예산집행 및 결산 승인권을 확보하게 하고 마케팅·컨설팅업체 개입을 허용하도록 한 내용이 수사보고에서 확인됐다"며 "영재센터는 장씨의 개인적 사리사욕을 충족하는 도구였다"고 강조했다.

최씨측 변호인은 도 "지난해 정관 변경으로 사무총장인 장씨의 권한을 대폭 확대했고 예산과 조직운영, 사업계획 수립 등에서 장씨가 전권을 행사했다"며 "영재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도 장씨"라고 주장했다.

반면 장씨 측은 최씨와 공모해 삼성그룹과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박해서 영재센터에 후원하게 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장씨는 지난해 12월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2차 청문회 당시 영재센터에 대해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를 만들어 드렸고 계획서를 김종 차관에게 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어 "이모여서 거스를 수 없었다. 나는 지시하면 따라야하는 입장"이라고도 밝혔다.

공범으로 기소된 김 전 차관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 전 차관의 변호인은 "특검은 삼성이 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 원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의 일부로 보고 있다"며"관련 증거들에 의하면 이 후원금은 청와대와 삼성 수뇌부가 직접 소통해 지원된 것임이 드러났다"며 김 전 차관의 무죄를 주장했다.

최씨와 장씨, 김 전 차관은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사장을 압박해 삼성전자가 영재센터에 16억 2천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GKL에 압력을 넣어 영재센터 후원금 2억원을 받아낸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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